마음이 아파 사연들을 읽을 수가 없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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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까 세탁소 주인에게서 전화가 왔어. 단원고 애 아니냐고. 그래서 내가 교복 (세탁)하지 말라고 했어. 입을 사람 없다고. 난 마음을 비웠어.”
17일 진도체육관에서 실종된 안산 단원고 2학년 강신욱군의 소식을 기다리던 아버지 강아무개(54)씨의 얼굴에는 차가운 현실이 가져온 체념의 기색이 스쳤다. “수학여행 가기 전날 10만원을 달래서 줬더니 반팔티 3장이랑 이것저것 사 갔어. 가방에 잘 쌌는지 두세 번 확인해줬어. 가지 말라고 농을 치니 간다고 좋아하더라고. 배 떠나는 날 밤, 아들이 안개 때문에 배가 못 뜨면 집에 가야 하니까 문 열어놓고 자래. 아침 8시에 일어나 ‘어디냐’고 하니 배래. ‘별일 없냐’ 했더니 답장이 안 와.”
강씨는 신욱군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혼자서 애지중지 키웠다. “새벽에 밥해주면서 키운 게 생각나. 아버지 혼자 자기 키운다고, 아이가 착했어. 겨울방학에 전단지 붙이는 알바도 했어. 인력시장도 세 번인가 나가더라고. 2000원 주면 그것도 아껴 쓰던 놈이야. 철이 빨리 든 놈이라 더 아리네. 너무 눈에 밟혀. 지금도 옆에서 부르는 것 같아.” 아이와 함께 보낸 지난날을 떠올리던 강씨의 눈시울이 어느새 붉어졌다.
실종된 강신욱군 아버지
“농담처럼 가지 말랬는데…”
홀로 구조된 6살 권지연 양은
가족이 제주도로 이사가던 길
폭죽 아르바이트생 김기웅씨는
여자친구·사촌동생과 함께 실종
(한겨레 신문)